여행이야기 남주네 2017. 11. 23. 11:13
사진 / 화암사 우화루 움츠린 내몸의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바람에 씻기듯 털어내며 모처럼 많은 걸음을 걷는다. 길은 잘 다듬어져 있고 제법 호젓한 느낌이다. 걸음이 가볍다. 이런 길에서는 말이란 공허한 것이다. 그냥 침묵할 뿐이다. 이 침묵을 깨는 소리 하나 들려온다. 이름 모를 새 한마리다, 하지만 그 지저귐은 하나의 감동이다. 이 낯모른 새는 상상과 환영으로 흐르는 사색 속으로 나를 끌어 간다. 하여 지금 내가 보는 사물들과 내 기분은 하나가 된다. 눈은 맑아지고 하찮다고 여기던 것들이 소중함으로 다가선다. 그러기에 이 땅의 진정한 시인은 이들 낯모른 새이다. 그런 걸음을 식히는 바람 몇자락이 스치고 간다. 그리고 길은 골짜기로 파고든다. 하늘을 질겅거리며 곡절을 삭히며 사는 지친 발걸음들을 위해 만들..
color 남주네 2017. 11. 23. 11:10
녹색은 남자와 여자 공히 좋아하는 색이다. 조사에 의하면 특히 나이든 남자가 좋아하는 색이라고 한다. 현대에 들어와 나이가 들어가면 탁한 색을 싫어하고 밝고 빛나는 색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져 간다고 한다. 길어진 인간의 수명과 관련하여 생각케하는 대목이다. 녹색의 색감은 부연이 필요없는 자연이다. 역설적인 표현을 빌려오면 녹색은 기술지배사회의 거부감을 뜻한다. 이러한 의미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가 있다. 녹색이 현대에 들어와 선호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녹색은 파랑과 노랑의 혼합이다. 고대엔 녹색이 일차색이었다고 한다. 고대엔 심리적인 분석에 의해 색을 분류했기 때문이다. 현대에 들어와 색의 분류를 혼합에 기초를 두기 때문에 녹색은 당연히 일차색에서 밀려나 있다. 하지만 녹색은 폭이 넓..
color 남주네 2017. 11. 23. 11:08
노랑색은 남자와 여자가 대체로 좋아하지만 좋아하는 숫자만큼 싫어하는 사람도 만만찮게 있는 색이다.좋아하는 사람들은 색이 밝다는 이유를 들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이유는 색감이 천박하다는 것이다. 이 노랑은 특히 장년의 세대가 좋아하는 색이다. 현대에 들어와 사람들의 색감의 선호도 변화를 살펴보면 빛을 발하는 색감의 선호도가 장년층에서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노랑은 빨강, 파랑과 함께 흔히 일차색이라고 불리운다. 이 노랑은 어떤 색보다도 밝다. 색감의 상징은 태양, 빛, 황금등을 뜻한다. 헌데 왜 노랑은 인기가 없을까 그 이유는 밝은 만큼 불안정한 색이라는데 있다. 노랑은 다른색에 의존도가 높다. 힌색이 붙어 앉으면 밝게 빛이나고 검정이 옆에 붙어 앉으면 시끄럽게 추근댄다. 노랑의 단어들은 낙관적이고..
color 남주네 2017. 11. 23. 11:07
태초에 색이라는 이름을 붙여 달고 나온 것의 첫번째는 빨강이다. 고로 빨강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색이다. 태초에 밝음과 어둠 바꿔 말하면 낮과 밤에 의해 흰색과 검정색이라고 불리워지는 색이름이 등장했다. 이 두가지 색은 지금도 색이냐 아니냐로 분분하다. 그리하여 색이라는 낱말을 지칭하는 것의 최초는 빨강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조사가 있다. 사람들에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색이 무엇이냐 물으면 대다수 사람들은 빨강색이라고 답한다고 한다. 빨강은 남자나 여자 공히 좋아하는 색의 종류에 속한다. 그런데 재미난 조사가 있다. 빨강하면 젊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이라고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조사에 의하면 사실은 그 반대이다. 빨강을 좋아하는 50대 이상 사람이 20대보다 배 가까이 많다는 것이다. 내 생..
사는이야기 남주네 2017. 11. 23. 11:06
지난 시절 내가 꿈꾸던 세상은 누구의 누구였습니다. 그 누구의 누구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살며 등과 가슴에 그럴싸한 이름표 하나 붙이고 살았습니다. 그런 시절이 쫓기듯 달아나는 이 가을 나를 애써 품어 낳은 당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나간 시절 나는 당신을 꿈꾸듯이 그리며 기억해 왔습니다. 나는 당신의 삶을 화려한 수식으로 포장하여 늘 한줄기 빛으로만 생각했습니다. 나는 낮은 어깨들이 키를 맞추며 사는 저녁 어스름에 덮여오는 당신을 생각하질 못했습니다. 눈만 뜨면 만나는 꽃 같이 아름다운 인생만이 푸르름으로 너울너울 치장한 인생만이 내가 걷는 세상에서 꿈꾸는 당신이라 여겨 왔습니다. 현실 속 당신이 만드는 그늘을 나는 외면했습니다 . 아니 교묘하게 포장하여 싫어했습니다. 그러나 내가 뿌리를 내리..
사는이야기 남주네 2017. 11. 23. 11:04
봄비 흩뿌리는 새벽 가로등 빛에 묻어 오는 엷은 빗방울에 창턱을 괴니 밤비에 걸린 그림자 하나 어린날을 불러옵니다. 어머닌 장고를 무척 잘치셨습니다. 기분이 나시면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장고 가락에 맞춰 한곡조 하시던 모습이 잔잔한 봄비 건너 산수유 자락에 갖 피어난 한촉 꽃송이에 환하게 웃고 계십니다. 어머닌 그렇게 흥을 즐기셨지만 일상에 흐르는 한스런 세상 눈물을 머리에 이고 당신 자신은 철저히 감추고 사셨습니다. 세상을 이별 하시고 땅 밑 당신만의 세상으로 거쳐를 옮기시던 날 그날도 이렇게 봄비가 추적이고 있었습니다. 시큼한 김칫국처럼 사셨던 어머니 얼굴이 봄비에 얼룩진 창너머 둥근 가로등 빛에 한폭 치마로 덮여 옵니다. 언제나 푸르름으로 나를 지켜 선 곱사등 어머니 삶의 잔등..
사는이야기 남주네 2017. 11. 23. 11:00
옛길을 걷습니다. 늘어붙어 앉은 인간의 흔적들을 헤집습니다. 울며 불며, 밀고 당기고 사랑하고 헤어지고, 웃는가 싶으면 한숨쉬는 인생 같은 옛길, 옛길 같은 인생들이 세월을 붙잡습니다. 세월에 지친 내 인생살이 슬프다가도 옛길에 품어진 인생들 사연 하나 꺼내들면 나는 하찮은 슬픔에 젖어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울퉁불퉁 옛길을 그래서 나는 즐겨 걷습니다. 옛길은 어떤 마음으로 가더라도 넉넉하게 받아주는 가슴 깊은 사람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뭐니 해도 옛길의 으뜸 덕목은 사람을 주눅들게 하지 않는 것입니다. 요즈음 단순 편리와 이익을 위해서 닦아놓은 길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임을 확인시켜주는 비장함이 있습니다. 눈에 밟혀오는 이 땅의 옛길을 생각하면 내 속좁음에 화가 날 만큼 넓은 가슴 그대를..
여행이야기 남주네 2017. 11. 21. 13:47
사진 / 죽령 산신당 사람이 지니고 사는 길은 사람의 언어이다. 언어는 소통이다. 길도 소통이다. 소통은 나눔의 길이고 나눔은 누구를 부르는 일이다. 그래서 길은 사람을 부른다. 나는 오늘 나를 부르는 죽령을 향해 간다. 파란 가을 하늘에서 어머니 쓴소리가 따갑도록 내리쬐는 풍경 좋은 날 발길은 소백산역(옛희방사역) 아래 죽령 옛길 들머리 수철리 입구에 내려 서 있다. 옛기록에 의하면 신라 아달라왕 5년(158년)에 죽죽(竹竹) 이라는 사람이 고갯길을 처음 닦아다고 한다. 하여 대나무 한그루 없는 이 길이 죽령이란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죽령은 한때는 고구려 땅이었다가 신라 땅이 되었고 후백제를 세운 견훤의 고향으로 후백제가 탐을 내던 곳이다. 풍기 지방을 필두로 소백산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은 줄곧 죽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