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상

요즘 책을 읽다보면 짜증이 날 때가 많아졌다. 아마 나름대로 뭔가 살이 좀 붙었다는 내 머리 속 생각의 나무가 건방기를 불러오기 때문인 것 같다. 책이란 새로 사귄 친구와 같다. 사람을 처음 만나 애기를 하다보면 일상에서 만나는 잦은 느낌이 서로에게 친숙감으로 작용하여 일반적인 일치감으로 만족해 한다. 그러나 깊이 사귀어 가면 차츰 서로의 의견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면 갈등이 생기고 우정이란 이름을 부끄럽게 하는 이기적인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책 읽기도 그러한 것 같다. 어느 작가이든 그 작가의 책을 읽어가다 보면 공감이 오고 더불어 감정의 늪이 깊어져 간다. 그러다 보면 그 작가의 책을 자주 보게되고 그러다 보면 생각의 나무가 자라난다. 그러면 줄기가 생긴다. 나름대로 줄기는 건강하게 자란다. 그런데 옆줄기로 가는 작가가 못마땅한 것이다. 그러면 짜증을 낸다. 내 줄기와 나란히 자라야 할 아무 의무도 없는 옆 줄기에게 부질없는 짜증을 부린 것이다. 사람이 사는 것도 마찬가지이리라 나와 의견이 맞지 않는다고 그 사람이 잘못된건 아니다. 사람은 한줄기 물로 흐르는게 아니다 사람은 가만히 서 있는 돌이 아니다. 세상이 퍼부어 오는 것에 길을 내고 흐르며 구르는 것은 천차만별 몸이 가면 마음도 따라간다. 환경이 다르면 생각이 달라진다. 그것을 우린 뭉뚱거려 생각한다. 그게 아닌데 하고 말이다. 책을 읽든, 사람을 만나든
다양한 줄기로 자란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서로에게 길을 내고 건강한 양분을 고루 나누워 건강한 잎이 돋아날 수 있도록 말이다. 더위가 짜증을 부리는 날 자기도 짜증스럽다는 여름을 생각하며 너그러움을 앞 세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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