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알 수 없는 예감을 동반합니다. 거리에서 누군가를 우연히 만날 것 같은 예감 그를 만나지 못한다면 엽서 한 장 받을 것 같은 예감 이런 예감은 눈이라는 것이 시각적으로 사람을 그리워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눈은 헤어지는 곳보다 만나는 곳에 내리는 것이 더 어울리고 하여 눈은 삶의 그리운 것을 끄집어내어 좋은 기억으로 가슴에 오래 간직하게 합니다. 그런 눈이 어젯밤에 내렸습니다. 그런 어제를 오늘로하고 게으름에 휘감겨 사는 나를 추켜 세워 아내와 함께 모처럼만에 소극장을 찾아 나섰습니다. 혜화동1번지라는 부제를 달고선 작은 소극장을... 행복탕이라는 제목에 이끌려 들어 선 곳에 스치듯 만나는 삶에서 누구를 미워하고 누구를 사랑하기 보다는 세상 모든이의 눈에, 머리에, 가슴에 보이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펄펄 날리는 함박눈처럼 가슴에 뿌리며 살았으면 좋겠다고 새삼스럽지도 않는 내용이 새삼스러웠습니다. 허물어지면 그뿐인 사람의 삶 우리가 죽도록 기를 쓰며 건너는 세상 내 삶의 뒤에도 남아 있을 망가진 꿈들..어찌.. 맑음과 쓸쓸함으로 섞어 부는 겨울바람과 삶의 관계 하지만 이 하루의 등 뒤로 아랑곳하지 않는 세상 그런 세상을 뒤적이는 가로등 빛을 따라 우린 걸었습니다. 이렇듯 가는 하루는 늘 푸짐하게 차려진 밥상처럼 뭘...뭘...결국 젓가락 몇번으로 내일로 되돌려 집니다. 안스러움을 버리고 즐겁게 가족을 들여다 보는 일 세상을 살다보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말 하나 하나, 몸짓 하나 하나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가족으로 이어져 사는 것이 그렇게 즐거울 수 없습니다. 뭉그적 거리는 겨울밤 이불깃에서 우리 가족은 우리만의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거라 긍정의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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