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남주네 2017. 11. 21. 13:15
요즘 책을 읽다보면 짜증이 날 때가 많아졌다. 아마 나름대로 뭔가 살이 좀 붙었다는 내 머리 속 생각의 나무가 건방기를 불러오기 때문인 것 같다. 책이란 새로 사귄 친구와 같다. 사람을 처음 만나 애기를 하다보면 일상에서 만나는 잦은 느낌이 서로에게 친숙감으로 작용하여 일반적인 일치감으로 만족해 한다. 그러나 깊이 사귀어 가면 차츰 서로의 의견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면 갈등이 생기고 우정이란 이름을 부끄럽게 하는 이기적인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책 읽기도 그러한 것 같다. 어느 작가이든 그 작가의 책을 읽어가다 보면 공감이 오고 더불어 감정의 늪이 깊어져 간다. 그러다 보면 그 작가의 책을 자주 보게되고 그러다 보면 생각의 나무가 자라난다. 그러면 줄기가 생긴다. 나름대로 줄기는 건강하게 자란다..
사는이야기 남주네 2017. 11. 21. 13:13
빈둥거린 탓인지 이리 뒤척 저리 뒤척 가로등은 부시시한 눈을 비비고 휴일 밤은 달아나고 있다.사라져 가는 밤 뒤엔 지난 세월의 흔적이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늘 남아있다. 과거라는 이름 아래 추억이 있다. 그래서 사람은 생각이라는 것을 한다. 생각이란 하얀 백지는 오래된 흑백도 컬러로 채색하여 불러 오고 컬러도 흑백으로 낮추어 채워 온다. 현재라는 결과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람은 원인을 찾는다. 그러면 과거를 요구한다. 과거는 현재를 살아갈 때 헛길로 가지 않도록 늘 추억이란 이름으로 현재를 요구한다. 과거는 현재의 밑그림을 그리고 현재는 과거에 색칠을 한다. 그렇다고 과거가 현재를 살기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과거는 죽기위해, 잊혀지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과거는 사람이 모르는 것..
사는이야기 남주네 2017. 11. 21. 13:09
눈은 알 수 없는 예감을 동반합니다. 거리에서 누군가를 우연히 만날 것 같은 예감 그를 만나지 못한다면 엽서 한 장 받을 것 같은 예감 이런 예감은 눈이라는 것이 시각적으로 사람을 그리워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눈은 헤어지는 곳보다 만나는 곳에 내리는 것이 더 어울리고 하여 눈은 삶의 그리운 것을 끄집어내어 좋은 기억으로 가슴에 오래 간직하게 합니다. 그런 눈이 어젯밤에 내렸습니다. 그런 어제를 오늘로하고 게으름에 휘감겨 사는 나를 추켜 세워 아내와 함께 모처럼만에 소극장을 찾아 나섰습니다. 혜화동1번지라는 부제를 달고선 작은 소극장을... 행복탕이라는 제목에 이끌려 들어 선 곳에 스치듯 만나는 삶에서 누구를 미워하고 누구를 사랑하기 보다는 세상 모든이의 눈에, 머리에, 가슴에 보이고, 생각하고, 느끼는..
color 남주네 2017. 11. 21. 13:07
내가 즐겨 입는 검정색 옷은 아직 변함이 없다. 하지만 나이가 40줄을 넘어서자 예전에 무척이나 꺼리던 자연색 계열의 옷을 가끔씩 입는다. 이것은 나에게 있어서는 커다란 변화이다. 또 하나는 옷으로 입진 못하지만 보라색 계열의 꽃을 무척이나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요즈음 내가 가장 즐겨하는 일인 야생화 탐사에서 자주 만나는 꽃이 보라색 계열이 많은 탓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예전에는 이 보라색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라색 계열은 혼합된 감정의 색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좋아하는 사람보다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특히나 여자가 남자보다 더 싫어한다고 한다. 보라색은 빨강과 파랑의 혼합이다. 여기에 흰색이 가미되면 연보라색이 된다. 그러기에 보라는 남성적 색채인 파랑과 여성적인 색채인..
color 남주네 2017. 11. 21. 13:04
푸른 시절이 가고 있다는 것이 내 신체에서 느껴지던 서른 어느 날인가 부터 내가 입는 옷 색깔에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검정이라는 색이다. 푸른 시절엔 검정이란 색을 내 몸에 걸치는 것을 극도로 싫어 했었다. 왠지 구석에 쳐박힌 듯한 그 음울함 때문이다. 그런데 조사에 의하면 검정색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분포를 보면 젊은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한다. 검은색은 부정적이다. 부정은 반항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한다. 젊은 시절은 반항의 시기이다. 말 몇다디만 스쳐도 개구리처럼 튀어 오르는 때이다. 또한 실없이 웃기고,서글픈 때이기도 하다. 검정색은 슬픔의 색이다. 검정색은 죽음과 밀접하다. 상복이 그렇다. 상복이 흰색인 것은 우리의 문화이다. 그런데 흰상복에서는 빛이나면 안된다. 빛은 종말이 아니다 빛은 시..
color 남주네 2017. 11. 21. 13:03
청춘의 시대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은 파랑색이었다. 연구에 의하면 파랑색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이라고 한다. 파랑의 색감이 주는 것은 차가운 느낌이지만 더불어 마음을 안정시켜 준다. 파랑색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품성은 대체적으로 상호간의 이해를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 밑바탕에서 따라오는 단어들이 호감,우정,신뢰,조화라는 단어들이다. 이 단어들의 완성은 갑자기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다져가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파랑색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하늘이다. 심오한 빛의 하늘은 사람의 마음에 신성을 담아 영원함으로 나아가게 한다. 하늘을 볼 때 제일 먼저 곁들어 오는 색은 녹색이다. 자연의 색인 녹색과 신의 색인 파랑이 만나 보여주는 모습은 인간이다...
color 남주네 2017. 11. 21. 12:59
바람이 거칠다. 하지만 실려 오는 빛은 곱다. 거리를 뒤덮는 사람의 감정 만큼이나 가을은 다양한 색감으로 즐비하다. 색채 연구가에 따르면 색감에 따라 사람의 의식 구조를 엿볼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어렸을적엔 흰색을 좋아 했다. 흰색은 상징적 의미로 가장 완벽한 색이다고 말한다. 흰색은 부정적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 완벽한 흰색은 사람에게 거리감을 준다. Eva Heller의 연구에 의하면 흰색도 색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빛을 흰색이라 말한다는 의미로 묻는다면 흰색은 색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흰색이 회화에(조합하여) 쓰여질 때의 의미로 묻는다면 흰색은 분명 색이다 그것도 아주 훌륭한 색이다. 흰색은 시작을 의미한다. 천지를 창조하는 첫날 빛이 있으라 했기에..... 그리하여 빛..
사는이야기 남주네 2017. 11. 21. 12:53
초록잎이 옹알이는 봄길 그 길을 걷다 불현듯 네가 떠올랐다. 학교 뒷산 소나무 엷은 바람 가만가만 다가와 너와 나를 앞뒤로 흔들고가던 작은 개울물 하나 둘 모여들던 곳, 초록바람에 실핏줄 기억들 하나 둘 모여 엷은 미소를 만들던 곳, 그곳에서 우리는 작은 미소와 짧은 눈길로 마주섰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좋은 것 싫은 것을 한음절로 소리높여 불렀다. 졸졸 흐르는 세월 우린 시간이라는 것에 못 이겨 서로의 손을 놓고 잡아야 했다. 잠시지만 우린 서로의 세계가 분리되어 있음을 처음으로 느끼고 세월만큼 커져버린 냇가에서 푸른 수초사이를 무지개빛 피래미처럼 숨밖꼭질을 했다. 우린 자랐고 넓어졌다. 그리고 부당한 처사에 대한 오해와 몰이해에 대한 인간과 상처에 대한 악의적인 주변에 대한 반응을 한결 같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