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구 - 심포

사진 / 심포 풍경 

풍선처럼 빠져 나가는 한줄기 그리움들... 길은 땅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바다에서도 길을 잃은 사람들이 있다. 눈을 들어 바라보는 삶은 결코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쉴사이 없이 밀고 당기는 삶처럼 일렁이는 바다는 격렬하다. 어떤 몸짓으로 살았을까...나를 지그시 감고 본다. 어딘가 말이다...끝이 있을 것 같은데 끝이 보이지 않는다. 지그시 감고 뜨는 것 사이로 바다는 길을 만든다. 삶이 버겁고 힘들어서 떠나온 이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 사람만이 아니라 더욱 더 다양한 삶들이 살아 숨 쉰다. 다양한 삶 만큼이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곳, 그 곳이 바로 포구다. 삶이 막막하여 앞이 보이지 않아 두려울 때 살아야 할 시간이 더 많음에도 살아온 시간에 주저앉고 싶을 때 끈적이는 바람이 삶을 끈적하게 잡아주는 포구 서성대는 길 위에서 갈피를 잡지 못할 때 길을 만들고 펼치는 곳 그 펼쳐진 길과 만들어야 할 길들... 포구는 그래서 행복하다. 포구에 서면 모든게 느리게 다가선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척이나 분주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지만 여행자의 느린 시선은 느린 풍경을 불러 들인다. 그렇게 포구의 바람에 흔들려 오는 내삶의 배경을 쫓다보면 어설픈 삶은 중심을 잡아가고 감춰진 나를 불러온다. 포구에 서면 경계심으로 오는 도심의 풍경보다 우호적이고 호기심 어린 시선이 곱다. 포구에 가면 투박하고 거칠지만 가슴 따뜻한 배려를 만날 수 있다. 포구는 수없이 들고 나는 삶들의 그 많고 많은 마음들을 만날 수 있다. 

*김제에 가면 심포 가는 버스가 있다. 심포에 이웃하는 망해사는 낙조가 아름다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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