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 고현마을

사진 / 고현마을(높은벌) 

걷는다는 것은 삶의 꾸준한 증거이다. 살아 있음의 증거인 걸음들이 쌓여 만드는 길 그래서 낯선 길의 불분명한 발자국은 호기심을 유발한다. 이 땅을 짚고 사는 삶들의 느낌을 채워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길은 이렇게 저렇게 삶들의 그리움을 부풀린다. 삶의 그리움들을 불려 들여 걷는 길은 그래서 생명력이 있다. 계절은 깊을대로 깊어져 겨울이 벌써 몸통을 키워가고 굵은 몸통에 생각이 깊어져 훌쩍 계곡을 만드는 날 나는 또 하나의 사유의 길을 가고 있다. 삶의 첫번째가 생계를 위한 것이라면 삶의 두번째는 길을 걷는 것이다. 이 땅의 풍경들을 헤아리며 고개마루에서 잠시 길을 생각한다. 길이 뚫리면 제일 먼저 문명이 들어온다. 하지만 그 문명은 잠시후 다른 한쪽 문명을 송두리째 바꿔 버린다. 길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지만 사람과 사람을 단절시켜버리기도한다. 이 단절은 사람의 사랑하는 관습 조차 바꿔 버린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길은 자연과 사람을 이어주지만 자연과 자연을 단절시켜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뒤바꿔 버린다. 이렇듯 길은 때론 긍정적이다가 때론 부정적으로 다가선다. 

*고현을 이곳 사람들은 높은벌이라고 부른다. 고현의 한자를 풀어보면 높을 '고'에 마루 '현'을 쓰니 높은벌 이란 이름이 얼마나 아름답고 정겨운지... 요즘 인구 감소로 행정구역이 통폐합 되는 과정에서 자꾸만 이런 아름다운 옛지명들이 사라져 간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고현마을 가는길은 영동군 심천면사무소앞-산서동(뫼쥐골)- 옥천군 청성면 묘금- 고현마을-고현마을 아래-동이면 우산2리-금강유원지- 고속도로 금강휴게소- 이 휴게소에 가면 옥천이나 대전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이렇게 가는 고현마을 길은 밋밋하지만 고개 능선을 유유자적하며 걷기 좋은 길이다. 걷는 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며, 거리는 10km 가량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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