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진 길을 걷습니다. 혼자만의 길을... 혼자만의 시간이 주는 기쁨은 다름 아닌 어떤 중심에 대한 강박 관념을 버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하여 혼자 있는 곳에는 침묵과 평정만이 존재합니다. 사람은 혼자 있을 땐 어떤 해답을 찾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질문을 퍼 붓는 일상을 벗어나 혼자만이 누리는 깊고 너그러운 침묵의 시간은 그러기에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욱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혼자만의 옛길을 더듬는 날 아주 우연한 방식으로 만나는 사물들을 풀어 가는 걸음 인간의 관습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나의 사유는 늘 어설프기만 합니다. 그런 사유 끝 걸음 옆 자연은 힘차고 순수한 감각들로 나에게 늘 착실한 상상력으로 반응합니다. 메마른 풀 한 포기일지라도 스스로의 양육된 감각으로 자연은 공감과 회복이라는 의미를 들고와 나를 다스립니다. 자연은 달콤하나 들리지 않는 음악을 들려줍니다. 그 음율에 발맞춰 걷는 걸음은 늘 당당합니다. 그래서 자연에 묻혀 살고 싶은 것이겠지요. 하지만 나는 그 당당함만큼 세상을 아우르지 못합니다. 늘 얻어 온 양보다 곱절이나 많은 양의 이기심을 세상에 풀어 헤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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