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길

나목들의 낮은 신음소리와 함께 바람들의 수런거림을 벗 삼아 걷습니다. 겨울 낮은 담장에 늘 푸르름으로 사는 이끼가 나를 반깁니다. 우리는 부석이는 얼굴울 맞대고 서서 나이를 묻고 통성명을 합니다. 몇살 이시우 오십줄에 도토리 키재기 중입니다. 그런 댁은 몇살 이시우 내 나이를 헤아려본지가 하두 오래되서... 그때 지나가는 바람이 윙윙댑니다. 앗 나에 실수 이 오만을 용서하십시오. 그놈의 바람 성질하곤 나이가 자랑이우 어떻게 사시우 그냥저냥 삽니다. 살얼음 쫀득거리는 이 겨울길에 내 일상이 절로 묻어납니다. 네가 감히, 어딜, 이런 내가 아니던가 갑자기 숭숭 뚫려오는 시린 일상의 언어 앞에 세상사 어느 누구에게도 내가 겸손해야하는 삶이 있다고 이끼는 겨울길에 나를 눕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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