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고 찬 바람 한자락에 긴 세월 하나 붉은 노을비로 내마음에 흩뿌린다. 허기에 걸린 목젖에 가시 하나처럼 켁켁거리며 네가 다가온다. 내 걷 잡을 수 없는 눈물이 되어 흐른다. 단지 친구로서의 서러움이 아니라 황무하고 절망적인 상황에 내 던져진 인간 일반의 쓸쓸함에 서러워진다. 시릿시릿 떠는 네게 붉은 입술로 세상이 소곤거린다. 오늘 하루 살기에도 바쁜 네게 맥빠진 TV가 한번뿐인 생의 두번째 세번째 삶을 지직대며 두런 거린다. 도깨비풀처럼 달라 붙는 것을 떼어 내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일찍 알아버린 네게 허망의 아버지 같은 꿈을 TV는 지직거린다. 뻔한 허망의 바다인들 어쩌랴 지리멸멸하는 너의 일상에 유년의 저편 텅 빈 마음 삶의 울림통을 하나 걸고 크게 한번 떵떵거려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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