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정수사 대웅전 창살 문양
비는 알 수 없는 예감을 동반한다. 거리에서 누군가를 우연히 만날 것 같은 예감 누군가 만나지 못한다면 멀리 떠난 친구에게 엽서 한 장 받을 것 같은 예감 이런 예감들은 아마 비가 사람을 그리워하게 만들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기에 비는 만나는 곳에 내리는 것 보다 헤어지는 곳에 내리는 것이 더 어울리고 그래서 헤어져 그리운 것들이 삶의 촉촉한 기억들에서 오래도록 젖어난다. 그러기에 촉촉한 것들은 늘 오래 가슴에 간직한다. 그 중에 겨울비는 가슴을 시릿시릿 젖게한다. 비가 오락거리는 강화행 차창 밖으로 떠오르는 얼굴들... 스치듯 만나는 삶에서 누구를 미워하고 누구를 사랑하기 보다는 세상 모든이의 눈에, 머리에, 가슴에, 보이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진눈깨비가 되어 시릿시릿 가슴에 뿌려댄다. 이곳을 보노라면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정수사는 강화군 화도면 사기리에 있다. 정수사 대웅전은 작지만 보물161호로 지정 되어 있다. 이 대웅전은 짝지붕이다. 우리나라에 단 두곳 뿐인(하나는 안동 개목사 원통전) 마루가 있는 대웅전이다. 또한 작지만 1423년 세종 때 지어진 목조 건물로 몇 안되는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다. 작은 툇마루 앞 문살 문양은 더 더욱 보기 힘든 모습이다. 예쁜 화병 네개가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작지만 정수사의 아름다움이 그 곳에 있다. 이곳에서면 화려하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주워진 곳에서의 간절함이 세상을 이긴다는 것을 이 곳에서 또 다시 배운다. 정수사가는 버스는 강화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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